대통령 지시가 떨어진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부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출퇴근 시간대 노인 대중교통 무임승차를 손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부처 간 책임 공방 속에 힘을 잃고, 결국 ‘자발적 이용 자제 요청’ 수준으로 후퇴하는 분위기다.
1일 정부 부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4일 내려진 대통령 지시는 구체적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공중에 떠 있는 상태다. 현장에서는 “바뀌는 건 없고 권고만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혼선의 시작은 ‘누가 책임지느냐’였다. 대통령 지시를 직접 받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법적 권한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 국토교통부 역시 “복지부 소관”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행정안전부는 아예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작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기후부를 주무 부처로 지목하며 적극적 대응을 피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출퇴근 이용과 일반 이용을 구분하기 어렵고 행정비용 문제도 있다”며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논의는 제도 개편이 아닌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대한노인회가 이미 시행 중인 혼잡 시간대 이용 자제 권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치다.
전문가들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조정 가능한 사안”이라며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한다. 노인 무임승차의 법적 근거가 ‘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한해 요금을 부과하거나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정책 당사자인 대한노인회도 변화 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인회 측은 “혼잡 시간대 이용 자제는 물론, 장기적으로 노인 연령 기준 조정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요금 문제가 아니라 ‘65세 노인 기준’을 다시 짚어볼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처럼 부처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진다면, 대통령 지시마저 ‘권고’로 끝나고 정책은 또 한 번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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